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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협력사 5,032억 원의 미정산금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2026년 9월 2일 서울회생법원이 회생계획안을 인가했지만, 납품업체 입장에서 진짜 시험은 법원 문서가 아니라 통장 입금 기록에서 시작됩니다. 저도 2011년 고등학생 시절 홈플러스를 즐겨 찾던 한 사람으로서, 대형마트의 대명사였던 곳이 이 고비를 어떻게 넘기는지 꽤 오래 지켜봐 왔습니다.
정산주기 단축, 납품업체가 떠안던 시간을 줄이는 조치
홈플러스는 8월 13일 67개 대형마트 영업을 재개한 뒤 상당수 납품업체에 10~30일 간격으로 상품대금을 지급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짧은 경우 한 달에 최대 세 차례 돈이 들어오는 구조이고, 일부 신선식품 업체에는 최대 60일이 적용됩니다.
여기서 정산주기란 납품업체가 상품을 보낸 뒤 실제로 대금을 받기까지 걸리는 기간을 말합니다. 이 기간이 길수록 납품업체는 원재료비, 인건비, 물류비를 자기 돈으로 먼저 감당해야 합니다. 쉽게 말해 납품업체가 유통사에 무이자로 돈을 빌려주는 구조와 비슷합니다.
과거 홈플러스가 신선식품 납품대금을 약 3개월 간격으로 정산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 거래의 현금 회전 속도는 분명 달라졌습니다. 대규모유통업법상 특약매입·위탁판매는 월 판매마감일부터 40일 이내, 직매입은 상품수령일부터 60일 이내가 법정 기준이므로, 10~30일 정산은 상당수 거래에서 법정 기준보다 빠른 운영 방식입니다(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8조).
제가 주말마다 아이와 함께 장을 보면서 느끼는 건데, 마트 진열대가 비어 있으면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이 확 줄어듭니다. 납품업체가 다음 물량을 기꺼이 실어 보내야 그 진열대가 채워지고, 그러려면 반복되는 입금 기록이 먼저 쌓여야 합니다. 정산주기 단축은 그 첫 번째 조건입니다.
- 상당수 신규 납품: 10~30일 간격 정산
- 가장 빠른 경우: 한 달 최대 3회 지급 가능
- 일부 신선식품 업체: 최대 60일 적용
- 영업 재개 초기 일부 업체: 선불금 1억 원씩 지급 사례 확인
- 과거 신선식품 정산: 약 3개월 간격으로 보도
5,032억 원의 미정산금, 신규 정산과는 완전히 다른 문제
솔직히 이건 제가 처음 수치를 봤을 때 예상보다 훨씬 큰 규모였습니다. 홈플러스의 기존 미정산 납품대금은 5,032억 원으로 파악됩니다. 회생계획은 이 상거래채권을 2028년 2월까지 0.5%, 2029년 2월까지 추가 20.3%, 2030년 2월까지 나머지 79.2%를 변제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출처: 연합뉴스, 2026년 9월 2일).
여기서 상거래채권이란 기업 간 물건을 팔고 사는 일반적인 거래에서 발생한 채권을 말합니다. 홈플러스 회생계획에서는 이를 공익채권으로 분류해 3년 안에 분할 변제하는 구조로 설계됐습니다.
새로 납품한 물량의 대금을 제때 받는 것과 과거에 못 받은 돈을 돌려받는 것은 납품업체 입장에서 완전히 별개입니다. 8월 이후 신규 거래에서 정상 지급이 이뤄진 사례가 생긴 것은 긍정적이지만, 수십억 원의 기존 대금이 묶인 업체라면 물량 확대 요청 앞에서 과거 경험까지 함께 계산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 경험상 신뢰라는 건 한 번 금이 가면 회복하는 데 생각보다 긴 시간이 걸립니다. 협력사가 과거 손실 가능성을 안고도 새 물량을 늘리려면, 신규 대금 지급이 여러 차례 끊기지 않고 반복되고 기존 채권 상환도 계획대로 진행된다는 두 가지 조건이 동시에 충족돼야 합니다. 정산주기 단축이 신뢰 회복의 출발점이지, 완료가 아닌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신뢰회복의 실전, 식료품 매대와 현금흐름의 순환
홈플러스가 점포를 다시 열면서 신선식품과 간편식 같은 식료품을 우선 확보한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회생 전 휴업 직전에는 납품이 끊기면서 신선식품 매대에서 프라이팬과 냄비를 판매할 정도로 상품 공백이 심각했다고 전해집니다. 저도 그 시기 근처 홈플러스를 들렀다가 텅 빈 냉장 코너를 보고 적잖이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식료품, 특히 신선식품은 재고 회전율이 높은 품목입니다. 재고 회전율이란 일정 기간 동안 재고가 팔려 나가는 속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같은 공간에서 더 자주 현금이 들어옵니다. 신선식품은 오래 쌓아둘 수 없어 납품과 판매가 짧은 주기로 반복되므로, 회생 초기에 현금흐름을 다시 돌리는 핵심 상품군이 됩니다.
홈플러스는 복층 매장을 단층으로 바꾸고 매장당 면적을 약 1천 평 수준으로 줄이며, 자체브랜드(PB) 비중을 높이는 구상도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국 트레이더 조처럼 작고 빠른 회전 모델을 지향하는 방향인데, 제가 보기엔 이 모델의 핵심은 브랜드 이미지가 아니라 재고에 묶이는 운전자본을 줄이는 구조적 선택에 있습니다.
다만 PB 경쟁은 이미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치열하게 벌이고 있습니다. 홈플러스의 '심플러스'가 상품 수와 소비자 선호도에서 더 강한 증명을 해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공급업체에는 빠른 정산, 고객에게는 가격과 품질, 회사에는 높은 회전율이 동시에 맞아야 이 전략이 실제로 작동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홈플러스 회생계획 인가는 회생이 완료됐다는 뜻인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2026년 9월 2일 서울회생법원이 회생계획안을 인가한 것은 "계획대로 변제를 수행하도록 허용"한 단계입니다. 실제 변제가 계획대로 이행돼야 회생절차가 종결될 수 있고, 이행에 실패하면 인가 후 폐지와 파산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현재는 회생계획 실행이 허용된 단계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Q. 납품업체 정산주기 10~30일이 모든 협력사에 동일하게 적용되나요?
A. 아닙니다. 10~30일은 상당수 신규 납품에 적용되는 범위이며, 일부 신선식품 업체에는 최대 60일이 적용됩니다. 업체별 계약 형태와 거래 조건에 따라 정산기한이 다르므로, "월 3회 지급"은 가장 빠른 경우를 설명하는 표현이지 모든 협력사에 일괄 적용되는 고정 규칙이 아닙니다.
Q. 기존 미정산금 5,032억 원은 언제 다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회생계획에 따르면 2028년 2월까지 0.5%, 2029년 2월까지 추가 20.3%, 2030년 2월까지 나머지 79.2%를 변제하는 일정입니다. 금액의 약 79%가 2030년 초에 집중 변제되는 구조라, 협력사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회수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이 일정이 실제로 지켜지는지가 협력사 신뢰 회복의 핵심 지표가 될 것입니다.
Q. 홈플러스가 식료품 중심으로 바꾸는 이유가 뭔가요?
A. 신선식품을 비롯한 식료품은 재고 회전율이 높아 짧은 주기로 납품과 판매가 반복됩니다. 회생 초기에 현금흐름을 빠르게 살리려면 한 번 팔리면 끝인 가전·의류보다, 매주 고객이 반복 구매하는 식료품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매장 면적을 줄이면 고정비와 운전자본도 함께 줄어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결론
홈플러스 회생이 실제로 작동하는지는 매달 발표되는 구호보다 협력사 통장에 약속한 날짜의 입금이 반복되는지에서 먼저 드러날 것입니다. 정산주기 단축은 출발점이고, 5,032억 원의 기존 미정산금 상환이 계획대로 진행되는지가 진짜 신뢰 회복의 척도입니다.
제가 학창 시절부터 익숙하게 드나들던 공간이 이 고비를 넘어, 훗날 아이와 함께 가볍게 찾을 수 있는 곳으로 다시 자리잡길 응원합니다. 홈플러스의 다음 변제 일정과 식료품 매대 상황을 꾸준히 지켜보는 것이 이 회생의 진행 상황을 가장 현실적으로 확인하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