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솔직히 처음 868.64대 1이라는 숫자를 봤을 때 저도 반사적으로 '이거 넣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옆에 붙은 의무보유확약 4.05%라는 숫자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두 숫자를 나란히 놓고 보니 이건 경쟁률 하나만으로 판단할 공모주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덕산넵코어스 공모주, 숫자 뒤에 숨은 맥락을 같이 들여다봤습니다.
경쟁률 868대 1, 그런데 왜 확약은 4%뿐일까요
기관 수요예측 결과를 처음 확인했을 때 제가 먼저 눈이 간 건 경쟁률이었습니다. 국내외 기관 2,269곳이 참여해 868.64대 1을 기록했고, 신청수량의 97.13%가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인 1만 4,600원 이상의 가격을 적었습니다(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DART). 숫자만 보면 흥행이 맞습니다.
그런데 의무보유확약(Lock-up) 신청 비율이 4.05%였다는 점에서 잠깐 멈칫했습니다. 여기서 의무보유확약이란 기관투자자가 배정받은 공모주를 일정 기간 팔지 않겠다고 사전에 약속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받자마자 팔지 않을게요'라는 선언입니다. 이 비율이 낮다는 건 대부분의 기관이 상장 직후 주식을 팔 수 있는 상태로 배정받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기간별로 보면 15일 확약 3,050만 4,000주, 1개월 1,094만 5,000주, 3개월 1,222만 6,000주, 6개월 2,548만 1,000주였습니다. 경쟁률은 '원한다'는 수요를 보여주지만, 확약은 '얼마나 오래 들고 갈 돈인가'를 보여주는 전혀 다른 지표입니다. 이 둘을 같은 신호로 읽으면 안 됩니다.
다만 주관사인 대신증권이 확약 신청 기관을 우대 배정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최종 배정 이후 실제 확약 비율은 4.05%보다 높아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청약 시점의 이 숫자는 '배정 전 신청 기준'이라는 점을 기억해둬야 합니다.
이 회사, 단순한 GPS 부품사가 아닌 이유가 있습니다
덕산넵코어스를 처음 접했을 때 저도 'GPS 관련 장비 만드는 회사겠지' 정도로 가볍게 생각했습니다. 제가 틀렸습니다. 이 회사의 핵심은 위성항법시스템(GNSS)과 항재밍(Anti-Jamming) 기술의 결합입니다.
GNSS란 GPS를 포함한 글로벌 위성항법시스템 전반을 의미하는 개념입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GPS는 미국의 위성항법 시스템 하나이고, GNSS는 러시아·유럽·중국 시스템까지 포괄하는 상위 개념입니다. 그리고 항재밍이란 전파 교란(재밍) 공격이 들어오더라도 위성 신호를 정상적으로 유지하도록 막아주는 기술입니다. 전장에서 적이 GPS 신호를 방해하면 유도무기나 무인기의 위치 정보가 흔들릴 수 있는데, 이를 방어하는 기술이 바로 항재밍입니다.
회사 측에 따르면 국내 양산 무기체계 72종 가운데 약 82%에 자사 제품이 적용됐다고 합니다. 누리호 1차부터 5차까지 위성항법수신기를 공급한 이력도 있고, 현재는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저궤도 위성, 대드론, 데이터링크 분야로 사업을 확장 중입니다. 기술 기반이 단순 부품 납품이 아니라 무기체계의 항법 인프라 전반에 걸쳐 있다는 점이 제가 이 회사를 다시 보게 된 이유였습니다.
- 핵심 기술: 위성항법(GNSS), 항재밍(Anti-Jamming), 관성항법, 통합항법
- 적용 분야: 지상무기·유도무기·무인기·발사체·위성
- 확장 분야: KPS·저궤도 위성·대드론·데이터링크
- 누리호 1~5차 위성항법수신기 공급 이력 보유
흑자는 났는데, 2028년 목표가 지금 공모가를 정당화할 수 있을까요
실적부터 보면 일단 이 회사는 적자 기업이 아닙니다. 2023년 58억원 영업손실에서 2024년 20억원 흑자로 전환했고, 2025년에는 41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2026년 상반기 매출만 약 238억원이니 방향 자체는 맞게 가고 있습니다(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DART, 덕산넵코어스 증권신고서).
문제는 공모가 1만 4,600원이 어떤 기준으로 정해졌느냐입니다. 제가 이 부분에서 가장 오래 들여다봤는데, 회사와 주관사는 2026년 현재 이익이 아니라 2028년 추정 순이익을 현재가치로 할인해 기업가치를 산정했습니다. 보수적 시나리오의 2028년 순이익 약 133억원과 중립적 시나리오 약 190억원의 평균인 161억 6,000만원을 연 15%로 할인한 수치를 기반으로 퍼스텍·한화에어로스페이스·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한 구조입니다.
여기서 PER이란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투자자가 1원의 이익을 얻기 위해 지금 얼마를 지불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현재 실적 기준으로만 계산하면 PER이 48~57배에 달하는데, 이는 2028년 이익이 계획대로 나온다는 전제 위에 성립하는 가격입니다.
회사는 2028년 매출 1,154억원·영업이익 222억원, 2030년 매출 1,747억원을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2028년 매출 인식 대상 프로젝트 130건 중 본양산 단계는 27건이고, 나머지는 아직 소요제기·연구개발·시험평가·초도양산 단계입니다. 제 경험상 방산 사업은 시험평가에서 본양산까지 넘어가는 시간이 꽤 걸립니다. 성장 논리가 틀린 건 아니지만, '2028년 실적이 계획대로 나온다'는 전제가 지금 공모가를 지탱하는 핵심 기둥이라는 점은 명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상장일 유통물량 40%, 이 숫자를 가볍게 보면 안 됩니다
상장 첫날 유통 가능한 주식 비율이 약 40.15%라는 수치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이건 적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전체 상장 예정 주식 약 1,888만주 중 약 758만주가 상장 직후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는 상태입니다. 공모주만 유통되는 구조가 아니라 기존 주주 물량까지 포함된 수치입니다.
여기서 '유통 가능'이라는 표현이 중요합니다. 팔 수 있다는 의미이지 반드시 판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다만 기관 의무보유확약 미신청 비율이 95.95%였다는 사실과 이 40.15%를 나란히 놓으면 상장 초기 매도 압력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됩니다. 공모주 초반 주가는 생각보다 작은 물량 차이에도 크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구조에서는 상장 첫날 분위기가 이후 흐름을 상당 부분 결정짓기도 했습니다.
추가로 임직원 등에게 부여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이 70만 6,900주입니다. 여기서 주식매수선택권이란 임직원이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회사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합니다. 이것이 향후 행사되면 주식 수가 늘어나는 희석 효과가 생깁니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입니다.
방산 프로젝트 특성상 국방예산 조정이나 시험평가 지연, 전력화 일정 변경이 생기면 매출 인식 시점이 뒤로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868대 1'이라는 숫자는 수요의 크기를 보여주지만, 상장 후 주가는 공급 물량과 실적이 함께 만들어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덕산넵코어스 최소 청약에 얼마가 필요한가요?
A. 확정 공모가 1만 4,600원 기준 최소 청약 수량은 10주이고, 청약증거금률 50%를 적용하면 7만 3,000원이 필요합니다. 일반청약은 대신증권에서 9월 16~17일 진행되며, 환불 및 납입일은 9월 21일, 코스닥 상장 예정일은 9월 30일입니다. 실제 수수료와 청약 자격은 고객 등급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신청 전 대신증권 화면을 직접 확인하는 게 안전합니다.
Q.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낮으면 상장 후 주가에 무조건 나쁜 건가요?
A. 반드시 나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리스크 요인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확약 비율이 낮다는 건 상장 직후 기관이 주식을 매도할 수 있는 상태라는 의미입니다. 다만 대신증권이 확약 기관을 우대 배정한다고 밝혔기 때문에 실제 배정 후 확약 비율은 4.05%보다 높아질 수 있고, 최종 수치는 증권발행실적보고서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경쟁률과 확약 비율을 묶어서 같이 보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Q. 공모가 1만 4,600원이 비싼 건지 어떻게 판단하나요?
A. 현재 실적만 놓고 보면 PER 48~57배 수준으로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이 공모가는 2028년 추정 순이익을 현재가치로 할인해 산정한 가격이기 때문에, 방산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본양산으로 이어진다는 전제가 충족될 경우 정당화될 수 있는 구조입니다. 결국 '지금 비싼가, 싼가'보다 '2028년 실적 전망이 얼마나 구체적인 양산 계약으로 뒷받침되는가'를 보는 게 더 현실적인 판단 기준입니다.
Q. 항재밍 기술이 왜 방산에서 중요한가요?
A. 항재밍(Anti-Jamming)이란 적의 전파 교란으로 위성 신호가 방해받더라도 정상적인 위치·방향 정보를 유지하는 기술입니다. 현대전에서 유도무기·무인기·지상장비는 모두 정밀한 위치 정보에 의존하는데, 이 신호가 흔들리면 무기체계 전체의 정확도가 무너집니다. 그래서 항재밍은 특정 무기 하나가 아니라 무기체계 인프라 전반에 들어가는 핵심 기술로 분류됩니다.
결론
덕산넵코어스 공모주를 정리하면서 제가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방산·우주 분야의 기술력과 흑자 전환 실적은 분명한 강점입니다. 항재밍과 GNSS 통합항법이라는 기술 기반은 국내에서 대체하기 쉽지 않은 포지션이고, 누리호 납품 이력과 KPS 사업 참여까지 이어지는 성장 스토리도 근거가 없지 않습니다.
그러나 공모가 1만 4,600원은 2028년 이익을 미리 당겨온 가격이고, 의무보유확약 4.05%와 상장일 유통 가능 물량 40.15%는 초기 수급에 부담이 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제가 이 공모주를 보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체크 포인트는 결국 하나였습니다. 개발 단계 프로젝트들이 실제 본양산 매출로 얼마나 빠르게, 얼마나 차질 없이 넘어오느냐입니다. 상장 이후에도 분기 실적과 신규 수주 공시를 꼼꼼히 챙겨봐야 하는 이유입니다.